김종보 칼럼 홈 > 칼럼/인터뷰 > 김종보 칼럼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기사입력 09-06-12 15:57   조회 : 4,691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도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다보면 시민들이 사는 주택 이외에도 도로나 공원과 같은 많은 기반시설들이 필요하다. 이런 기반시설은 도시 전체의 기능과 긴밀한 관련을 맺는 것들이어서 도시계획의 중요한 요소이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해야 하는 것들이다.
 
 
중요한 기반시설은 도시계획에 의해 설치되므로 이를 도시계획시설이라 부르며, 이때의 도시계획을 다른 것들과 구별하기 위해 도시계획시설계획이라 한다.
 

도로나 공원, 문화시설 등과 같은 시설물들은 유형적인 것이기 때문에 도시계획의 결정절차가 끝나면 후속하는 공사를 수반한다. 그래서 국토계획법에서는 유형적 시설물에 대한 설계도를 포함하는 실시계획의 인가제도를 두고 있다.
 
 
실시계획이 인가돼 고시되면 당해 도시계획시설구역에 실시계획에서 승인한 유형적 시설물의 설치가 공법적으로 확정된다. 도시계획시설은 중요한 기반시설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소유에 속해야 하는 것이므로, 그 부지의 토지소유권도 역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시설부지가 사인소유의 토지이면 그 소유권을 수용하는 절차가 필요하게 되며, 이 경우는 실시계획에 연이어 토지보상법의 절차에 의해 토지소유권을 박탈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도시가 새로 건설되거나 또는 기존의 도시에 새롭게 인구가 유입돼 기반시설이 설치돼야 하는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우선 수요에 따른 도시계획시설결정을 내리게 된다.
 
 
기반시설의 부지를 조기에 확정해두지 않으면 사후에 토지소유자의 반발로 시설의 설치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결정 후 재원이 마련되지 않으면 토지보상금이나 시설설치비를 조달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도시계획시설결정 후 실시계획이 뒤따르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데, 이를 도시계획시설의 미집행이라 하고 오랜 기간 그 상태가 유지되면 장기미집행이라 한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가장 큰 문제는 도시계획시설구역내 토지소유자의 소유권이 오히려 개발제한구역보다 더 강하게 제한된다는 점이다. 당해 구역은 도시계획시설이 설치될 장소이므로 건축물을 신축하는 것이 금지되고, 이미 건축물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개축이나 새로운 개발사업을 하는 것도 금지된다.
 
 
도시계획시설이 설치되면 곧 헐려야 하는 것들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이 장기미집행되면 국가가 토지를 수용해가지도 않으면서 10년 넘게 신축이나 개축 등이 금지되고 또 토지의 가격도 하락한다.
 
 
도시공원이나 유원지처럼 면적이 큰 도시계획시설에 대해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유지를 매입할 의사가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통해 10년 넘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해서는 토지소유자의 매수청구권이 인정되고, 20년이 넘으면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실효되도록 정해졌지만(국토계획법 제47조, 제48조) 이런 저런 제한이 많아 실질적인 구제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매수청구권은 청구대상을 크게 좁혀 놓았고, 실효제도는 부칙을 통해 2020년까지 유예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제도는 위헌결정에 대한 미봉책으로 급하게 마련된 것이어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현황과 제도개선에 대한 장기적이고 충분한 검토가 요구되지만, 국가의 의지와 역량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회원가입



도시개발신문(주) |  등록번호:서울,아02031 |  등록일자:2012.3.19 |  제호:도시개발신문 |  발행인·편집인:전연규 |  주소: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322(역삼동) 한신인터밸리24 907호  |  Tel:02-2183-0516  |  Fax:02-566-0519 |  최초발행일:2012.6.29 |  청소년보호책임자:전연규
Copyright ⓒ udp.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