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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도시환경정비사업
기사입력 09-09-28 18:21   조회 : 4,037
 
 
용산의 도시환경정비사업
 
 
 
올해 초 있었던 용산의 비극은 도시정비법에 의해 시행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다시 한 번 주목받게 했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은 통상 토지등소유자가 진행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용산 현장은 조합이 사업시행자였다. 재건축, 재개발은 비록 법령의 미비로 혼란이 없지 않지만 오랜 기간 많은 개정을 거듭하면서 섬세한 조항들이 마련돼 있다. 이에 비해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재개발에 대한 조문들을 일부 준용하면서 매우 적은 조문들에 의존해 사업이 진행된다. 사업의 진행과정에 법의 공백상태를 만나는 사업시행자나 토지소유자, 세입자는 대체로 사실상의 힘에 의존하게 된다.
 
 
전형적인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약 1만평 내외의 작은 구역에서 1~2인 정도의 대토지소유자가 나머지 군소필지 소유자의 토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토지를 모두 사들인 1인의 토지등소유자만 남는 경우가 많고, 이 토지등소유자가 사업을 실질적으로 진행하므로 법에서도 이 자를 사업시행자로 부른다.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조합을 결성하는 정비사업과 비교하면 이때의 토지등소유자는 조합과 대등한 지위에 있는 시행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사업초기의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는 대토지소유자들과 함께 다수의 군소필지소유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지칭하는 개념이 또 필요하고 이들도 역시 토지등소유자라고 부른다. 조합이 시행하는 사업은 사업시행자가 조합이고, 조합원이 구성원이지만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사업시행자도 토지등소유자라고 부르며, 그 구성원도 토지등소유자라고 부르기 때문에 사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조문을 읽어도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의 특성은 관리처분의 단계에서 가장 뚜렷해진다. 통상적인 조합이 조합원에게 아파트를 배분하고 남는 아파트를 일반에 분양하는 것과 달리 도시환경정비사업은 관리처분단계에 이르면 대토지소유자만이 남거나 또는 소수의 군소필지소유자만 남게 되므로 분양신청할 사람이 없거나 그 수가 매우 적다. 대토지소유자는 동시에 사업시행자이기 때문에 이들은 분양신청을 하는 지위에 있지 않고 분양신청을 받는 자이며, 분양신청이 없는 대부분의 시설은 대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된다. 대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되는 부분은 실질이 일반분양분에 더 가깝고 전체 시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분양신청의 절차나 법적 효과가 조합사업과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조합원이 많은 것을 전제로 설계돼 있는 도시정비법의 관리처분조항이 도시환경정비사업에 준용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최근 토지등소유자 방식이 아닌 조합방식의 도시환경정비사업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의 특성을 고려한 도시정비법 조항의 신설 논의가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조합방식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상당수는 내부적으로 대토지소유자가 존재하고 그 형식만을 조합으로 표방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외형만으로는 그 사업의 실질을 알기 어렵다. 토지등소유자 방식 자체도 예외적인 사업인데다 이를 다시 변질시켜서 조합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그 예외의 예외가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제도가 더 어려워진다. 제도가 두 번 꼬이면 그 제도를 알고 운영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의 수도 현저히 줄어든다. 그 피해는 일차적으로 군소필지소유자들에게 돌아가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민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용산의 비극에 대한 대책으로 단순히 보상금액을 올리려하는 정부와 국회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지는 이유이다.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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