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현 변호사(법무법인 현)
도시정비법 제정 초기에는 추정분담금 정보 제공에 관한 규정이 전혀 없었으나 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면서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를 받기 전에 추정 분담금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를 토지등소유자에게 제공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의 조항(제16조 제6항, 현 도시정비법 제35조 제10항)이 신설되었는데 이는 토지등소유자들이 조합설립에 동의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그 의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추진위원회로 하여금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토지등소유자들의 의사 결정권을 현실적으로 보장하려는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개발사업은 추진위원회-조합설립인가-건축심의-사업시행인가-분양신청-관리처분인가 등의 일련의 순서에 맞추어 진행되면서 사업내용이 점점 구체화되어 가는 단계적(段階的)인 절차를 거치게 되어있는데,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조합설립동의서 징구 단계보다는 ㉡분양신청을 접수하는 단계에서 사업내용이 더 구체화되기 때문에 토지등소유자들이 ㉠조합설립동의서 징구 당시 고지받는 추정분담금 내역이라는 것은 ㉡분양신청 전에 통지되는 개략적인 부담금 내용보다 훨씬 더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법원은“⌜조합설립 이전 동의서 징구단계에서 토지등소유자별로 추정분담금이 통지되지 않았을 경우,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무효가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즉, “시행규칙에서 정한 법정동의서는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서 법적 구속력이 있다. 도시정비법령이 이처럼 법정동의서를 규정한 취지는 종래 건설교통부 고시로 제공하던 표준동의서를 대신할 동의서 양식을 법령에서 정하여 그 사용을 강제함으로써 동의서의 양식이나 내용을 둘러싼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나아가 행정청으로 하여금 재개발조합 설립인가 신청 시에 제출된 동의서에 의해서만 동의요건의 충족 여부를 심사하도록 함으로써 동의 여부의 확인에 불필요하게 행정력이 소모되는 것을 막기 위한 데 있다.
또한, 개략적으로라도 토지 등 소유자별 분담금 추산액을 산출하려면 우선 비례율이 산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정비구역 내의 토지 및 건축물(종전자산)에 대한 평가, 아파트 분양평형 및 세대수(종후자산)에 관한 대략적인 사업계획 및 분양계획의 수립, 공사비 등 총사업비 추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도시정비법은 사업시행계획 수립 후 분양신청절차를 거친 다음에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비로소 종전자산 및 종후자산에 관한 감정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법 제74조 제1항 제3호, 제5호), 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 동의를 받는 단계에서는 종전자산 및 종후자산에 관한 감정평가를 거치지 않은 상태이므로 정비사업 비용과 수입에 관한 대략적 추산조차도 어렵다. 법정동의서에서 토지 등 소유자별 구체적인 분담금 추산액이나 비례율에 관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기재하도록 하지 않고 단지 ‘산정공식’만을 기재한 것도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설령 추진위원회가 토지 등 소유자별 분담금 추산액이나 비례율에 관하여 어떤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를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예측·전망치일 뿐이고, 그러한 예측·전망이 합리적이고 타당한지를 행정청이나 법원이 심사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다.
추진위원회가 법정동의서에 의하여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조합설립 동의를 받았다면 그 조합설립 동의는 도시정비법령에서 정한 절차와 방식을 따른 것으로서 적법·유효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단지 그 서식에 토지 등 소유자별로 구체적인 분담금 추산액이 기재되지 않았다거나 추진위원회가 그 서식 외에 토지 등 소유자별로 분담금 추산액 산출에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나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개별 토지 등 소유자의 조합설립 동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라고 설시하여 토지등소유자별로 구체적인 분담금 추산액이 기재되지 않았거나,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조합설립동의를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는 바, 이 점 참고하기 바란다.